포메라니안 털빠짐, 생각보다 심할까?
풍성한 털의 비밀과 원숭이(?) 시기
포메라니안은 “털이 어마어마하게 빠진다”, “준비 단단히 하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털빠짐이 심한 견종입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그렇게 많이 빠지지 않는다는 분도 계시다는데.. 실제로 키워보면 어떨까요? 오늘은 포메라니안의 털빠짐에 대한 포스팅을 작성해 보려 합니다 ^^
사실 생각보다 심하지는 않습니다 (단, 털갈이 시기 제외)
포메라니안은 풍성하고 긴 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털빠짐이 매우 심하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의외로 미국켄넬클럽(AKC) 기준으로 포메라니안 털빠짐 정도는 5단계 중 2단계입니다. 털빠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365일 내내 심하게 털이 빠지는 정도는 아닙니다.
비슷한 수준으로는 닥스훈트, 보스턴 테리어가 있습니다. 참고로 털빠짐 4단계에는 웰시코기와 래브라도 리트리버가, 3단계에는 사모예드와 재패니즈 스피츠가 있습니다. 털이 거의 빠지지 않는 1단계에는 푸들, 비숑, 말티즈가 있죠. 그러니 포메라니안 털빠짐은 중간 정도의 단계를 가진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포메라니안은 속털과 겉털로 이루어진 이중모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계절에 따른 털갈이 시기에는 털이 정말 많이 빠질 수 있습니다. 날이 따뜻해지는 봄에는 두꺼운 겨울 털이 빠지고 가벼운 털이 나며, 날이 추워지는 가을에는 가벼운 털이 빠지고 두꺼운 털이 새로 납니다.
그리고 포메라니안의 털은 가볍고 부드러워서 공기 중에 잘 날아다닙니다. 고양이 급으로 털이 날린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입니다. 실제로 포메라니안을 키우는 분들은 “내가 개를 키우는지 고양이를 키우는지 모르겠다”고 할 정도라고 합니다. 컴퓨터 발열이 심해져서 본체를 열어보니 팬에 개털이 사방에 꼬여 있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원숭이 시기 – 포메라니안만의 특별한 털갈이
포메라니안을 키우는 분들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하는 용어가 있습니다. 바로 ‘원숭이 시기’입니다. 해외에서도 비슷하게 Monkey Stage 또는 Pomeranian Puppy Ugly Stage(못난이 시기ㅎㅎ;)라고 부릅니다.
원숭이 시기는 왜 생길까요?
포메라니안은 태어날 때 짧고 부드러운 한 겹의 털(단일모)만 가지고 태어납니다. 그런데 생후 4개월쯤부터는 이 털들이 이중모로 변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이때 몸 전체적으로 배냇털이 빠지면서 얼굴 털도 함께 빠지게 됩니다. 특히 얼굴 털이 빠지면서 이마에 M자 모양이 나타나는데, 이 모습이 마치 원숭이 같다고 해서 이중모로 변하는 시기를 원숭이 시기라고 부릅니다.
언제 시작되고 얼마나 지속될까요?
원숭이 시기는 빠르면 생후 3~4개월, 평균적으로는 생후 6~7개월에 시작됩니다. 길면 약 10개월까지 계속될 수 있습니다. 평균적으로 3~6개월 동안 지속되는데, 강아지에 따라 그 정도가 달라집니다. 털이 한 번에 심하게 빠지는 개체도 있고, 천천히 조금씩 빠져 원숭이 시기 외모 변화가 크지 않은 아이들도 있습니다.
원숭이 시기에 어떤 변화가 생길까요?
원숭이 시기에는 털이 빠지는 것뿐만 아니라 털에 다양한 변화가 생깁니다. 털 색깔이 밝아지기도 하고 어두워지기도 하는 등 털 색깔이 변할수도 있습니다. 주황색 털이 원숭이 시기를 겪은 뒤에는 털 색깔이 밝아져 크림색 털을 갖게 되기도 하고, 반대로 어두워져 갈색에 가까운 털을 갖게 되기도 합니다. 또한 털 무늬가 진해지거나 옅어질 수 있습니다.
💡 원숭이 시기는 정상입니다 ^^
원숭이 시기는 태어나서 단 한 번만 겪는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아프거나 문제가 있어서 털이 빠지는 것이 아니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쁜 시기는 아니지만 이뻐지기 위한 단계이니 사진을 많이 남기는 것을 추천합니다^^
알로페시아X – 포메라니안이 특히 조심해야 하는 탈모
포메라니안 털빠짐이 갑자기 너무 심해졌다면 단순한 털갈이가 아닐 수 있습니다. 알로페시아X(Alopecia X)라는 질환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일명 ‘포메 탈모’로 불리며, 포스트 클리핑 증후군이라고도 부릅니다.
알로페시아X란 무엇인가요?
알로페시아X는 뚜렷한 원인이 알려져 있지 않고, 머리와 발을 제외한 부위에서 털이 빠지는 것이 특징적인 탈모입니다. 포메라니안이나 재패니즈 스피츠 같은 이중모를 가진 스피츠 견종에게서 자주 보입니다.
특히 미용 후 털이 자라지 않는 경우가 많아 포스트 클리핑 증후군이라고도 불립니다. 발병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진 바 없으나, 기계(클리퍼)로 털을 짧게 자르며 모근과 모낭에 해를 입거나, 이와 별개로 내분비 계통이나 면역에 이상이 생겨 발병하기도 합니다.
포메라니안은 털을 빡빡 밀면 안 되요~!
여름철이면 더워 보인다고 이발기를 사용해 털을 아주 짧게 밀어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위로 자른다고 하더라도 너무 짧게 자르면 마찬가지로 알로페시아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실제로 이중모는 여름철에 겉털로 뜨거운 햇빛을 반사시키고, 속털이 빠진 공간에 바람이 통하게 되어 체온을 조절합니다. 그러니 더워 보인다고 해서 짧게 밀거나 자르기보다는, 충분한 빗질을 통해 속털을 제거해 주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알로페시아X는 치료가 가능한가요?
안타깝게도 알로페시아X는 쉽게 치료하기 어려운 질환입니다. 다만 미관상의 문제일 뿐 건강상의 큰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습니다. 보통 멜라토닌 처방, 식이 변경을 우선적으로 치료 시도해볼 수 있고, 최근에는 마이크로니들링이나 줄기세포 치료도 새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치료 효율은 개체마다 달라 보증할 수 없지만, 최근에는 고농도의 호르몬 약물 치료 방법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 포메라니안 미용 시 주의사항
포메라니안을 미용할 때는 클리퍼보다는 가위로 미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라이언컷처럼 몸통을 아주 바짝 깎는 미용은 알로페시아 증후군의 위험이 높아 추천하지 않습니다. 곰돌이컷, 물개컷, 풀코트 스타일처럼 가위로만 미용하거나 자연스럽게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런 경우에도 털이 많이 빠질 수 있습니다
알로페시아X 외에도 포메라니안 털빠짐이 과도하게 생길 수 있는 원인들이 있습니다. 이유는 매우 다양한데, 단순 피부병이 아니라 쿠싱증후군이나 피부암 등의 심각한 질환일 수도 있어 평소에도 주의깊은 관찰이 필요합니다.
| 원인 | 증상 |
|---|---|
| 감염성 질환 (피부병) | 피부 각질, 가려움증, 붉은 발적 |
| 호르몬 질환 (쿠싱증후군 등) | 대칭적 탈모, 과식, 물 많이 마심, 뱃살 증가 |
| 알레르기 | 환경(곰팡이, 꽃가루, 진드기), 식품 알레르기로 인한 가려움과 긁음 |
| 스트레스 |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 증가로 인한 털빠짐 |
| 영양 불균형 | 털 건강에 필요한 영양소 부족 |
| 면역 문제 | 자가면역질환으로 인한 탈모 |
탈모와 함께 피부 각질, 가려움증, 구토, 설사, 무기력증 등의 이상 증세가 있다면 바로 동물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대칭적으로 털이 빠지는지, 가려움증이 있는지, 붉게 발적되어 있는지, 평소 물이나 사료를 과식 하는지, 뱃살이 늘어났는지, 냄새가 나는지, 의욕은 넘치는지 등 여러 문진을 통해 진단을 해야 합니다.
포메라니안 털빠짐, 이렇게 관리하세요
빗질이 가장 중요합니다
포메라니안 털은 길고 가는 편이라 쉽게 엉키기 때문에 자주 빗질을 해주며 관리해야 합니다. 일주일에 2~3번, 털갈이 시기에는 매일 빗질을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빗질을 하지 않는 날과 빗질을 한 날은 확실히 차이가 나는데, 빗질을 거른 날에는 강아지를 안아 들었을 때 옷에 털이 소복~하게 묻어납니다.
포메라니안의 경우 슬리커 브러시 같은 빗 보다는 부드러운 모질에 적합한 길이가 짧은 핀 브러시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빗질을 할 때는 모발에 혈액 순환을 자극하기 위해 털 아래의 피부를 부드럽게 마사지 해줄 수 있도록, 빗살 끝의 마감이 잘 되어 있는 제품을 사용하는것이 좋습니다.
영양 관리
원숭이 시기에는 피모 영양제(연어오일, 인 영양제, 테라코트 등)를 급여해주면 새 털이 자라는 데 도움이 됩니다. 양질의 단백질과 불포화 지방산이 풍부한 사료를 급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털 건강에 영양소가 부족하면 모질이 나빠지고 털빠짐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목욕과 건조
포메라니안의 풍성한 털은 잘 마르지 않아 피부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목욕 후에는 반드시 털을 꼼꼼하게 말려 피부 표면이 눅눅해져 있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합니다. 털을 제대로 말리지 않으면 피부에 좋지 않습니다.
알로페시아 현상이 일어난 견종이라면 기능성 샴푸보다는 순한 성분의 샴푸를 권장합니다. 모근을 막지 않도록 반드시 꼼꼼하게 여러 번 헹궈주고, 여유가 된다면 모근까지 깨끗하게 세정할 수 있도록 목욕 시 스파를 해주는 것도 방법입니다.
청소
솔직히 말하면 포메라니안은 털이 많이 빠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털빠짐을 완전히 줄일 방법은 없다고 보고, 청소를 더 자주 하는 편이 마음이 편합니다. 직접 청소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로봇청소기와 공기청정기의 힘을 빌리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원숭이 시기 관리 팁
원숭이 시기에는 빗질을 자주 하고, 피모 영양제를 급여해주면 새 털이 자라는 데 도움이 됩니다. 미용은 가급적 가위로만 하고, 너무 짧게 자르지 않는 것을 추천드려요!
포메라니안 추천 미용 스타일
포메라니안의 미용은 알로페시아X를 예방하기 위해 너무 짧게 미용하지 않는것이 좋고, 보통 두 달에 한 번 정도, 위생 미용은 한 달에 한 번 정도가 적당합니다.
1. 곰돌이컷
전체적으로 동글동글한 몸매로 가위컷을 하고, 귀여운 엉덩이와 곰돌이 같은 동그란 얼굴이 포인트입니다. 가위로만 미용하기 때문에 알로페시아 위험이 낮습니다.
2. 물개컷
얼굴과 앞가슴이 경계 없이 통자 모양으로 부드럽게 이어지는 미용입니다. 이 모습이 물개 같아 물개컷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가위만 사용해 미용하며, 클리퍼로는 할 수 없습니다.
3. 풀코트
포메라니안은 사실 인공적으로 미용하지 않은 풀코트로 길러진 모습이 가장 아름답습니다. 위생적인 부분과 삐죽한 잔털 정리만 해주어도 충분히 아름답습니다.
4. 라이언컷 (주의 필요)
몸은 짧게 깎고, 가슴과 얼굴 털은 풍성하게 남겨 마치 사자 갈기 모양처럼 털을 자르는 미용입니다. 다만 몸통을 아주 바짝 깎는 경우 알로페시아 증후군의 위험이 높아 추천하지 않습니다. 만약 라이언컷을 한다면 몸통을 길게 남기는 것이 좋습니다.
포메라니안이 생후 6~7개월 즈음이 되면 원숭이 시기와 본격적인 털갈이가 시작되는데.. 이때는 옷에도, 수건에도, 음식에도 털이.. 그래도 매일 빗질을 하면서 관리하면 체감되는 정도가 훨씬 많이 달라집니다 ^^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너무 힘들다고 절대로 털을 빡빡 밀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알로페시아X는 치료도 어렵고, 한 번 발생하면 털이 다시는 자라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적당한 미용과 무한한 빗질.. 그리고 영양 관리를 잘해주는 것이 최선입니다^^; 포메들의 풍성한 털을 지켜주시면서, 털과의 전쟁에서 현명하게 살아남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