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털빠짐.. 자연스러운 현상인가? 질병의 신호인가?!

고양이 털빠짐, 자연스러운 현상일까 질병 신호일까?

털과의 전쟁에서 살아남는 법

아직은 아깽이인 새끼랑 살다 보면 “생각보다 털이 많이 안 빠지는 것 같은데?”라고 생각하실수도 있지만.. 나중에는 그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를 알게 되실겁니다 ^^; 왜냐하면 본격적으로 털빠짐이 시작된 후.. 청소를 게을리 하다 보면 집안이 고양이 털 천국이 되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지요.

밥을 먹다가도 눈앞에 털이 날아다니는 것을 보면서 ‘이건 좀 너무한거 아니냐?’라고 생각하며 애꿎은 고양이를 쳐다보기도 합니다 ^^; 그만큼 고양이 털빠짐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너무나 극심한 털빠짐은 우리 냥이에게 문제가 생겼다고 봐야 할 수도 있습니다.

고양이는 원래 털이 많이 빠지는 동물입니다

고양이 집사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로 “고양이가 있는 집은 공기 반, 털 반”이라는 말입니다. 강아지보다도 더 많은 털이 빠진다고 느껴지는 것은, 고양이의 털이 가볍고 공중에 잘 날아다니기 때문입니다. 마치 고양이가 털 제조기처럼 보일 정도죠^^;

고양이 털빠짐은 기본적으로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입니다. 계절이 바뀌면서 체온을 조절하기 위한 털갈이가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보통 고양이 털갈이 시기는 봄철(4~6월)과 가을철(10~12월)인데, 봄에는 겨울철 두꺼운 솜털이 빠지면서 여름용 얇은 털로 바뀌고, 가을에는 추운 겨울을 대비한 보온성 높은 속털이 자라납니다.

특히 봄철에 유독 털날림이 심하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겨울에 난 솜털이 공기 중에 날리기 쉬운 털이기 때문입니다. 한 번 털갈이를 시작하면 보통 1~2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털이 빠집니다. 고양이 털빠짐이 최고조에 오르는 이 시기가 되면 집사는 정말 각오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실내에서만 생활하는 고양이는 온도와 습도가 일정하게 유지되기 때문에 특정한 털갈이 시기 없이 1년 내내 털이 빠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야생 고양이처럼 계절에 맞춰 털갈이를 할 필요가 적은 환경이기 때문이죠. 또한 털이 빠지는 양은 고양이의 품종과 나이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보통 1년 이하의 어린 고양이는 털이 비교적 적게 빠지는 편이고, 7세 이상의 고양이들은 빠지는 양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털빠짐은 병원에 가봐야 할지도..

털이 빠지는 것 자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모든 털빠짐이 정상인 것은 아닙니다. 단순한 털갈이와 탈모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털갈이는 신체 전 부위에서 골고루 털이 빠지지만, 탈모는 특정 부위에 집중적으로 털이 빠지고, 털이 빠진 곳에서 더 이상 털이 자라나지 않는 현상을 동반합니다.

링웜 (곰팡이성 피부염)

고양이 탈모의 가장 일반적인 원인입니다. 정확히는 피부사상균이라는 곰팡이균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진균성 피부병입니다. 이름만 들으면 벌레에 물린 것 같지만 실제로는 곰팡이 감염이죠. 링웜에 감염되면 원형이나 불규칙한 형태의 탈모와 함께 얇게 벗겨지는 붉은 피부 반점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링웜은 전염성이 매우 높습니다. 어린 고양이나 집단생활을 하는 고양이에게 특히 잘 발생하며, 오염된 동물이나 환경으로 인해 감염될 수 있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사람에게도 전염된다는 점입니다. 같이 생활하고 접촉하는 동물이나 사람 모두에게 전염될 수 있기 때문에, 치료를 시작해도 수주에서 수개월의 치료기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알레르기

고양이가 생활하는 환경이 비위생적이거나, 맞지 않는 성분의 사료를 먹은 후에 알레르기 반응으로 인한 탈모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얼굴 중에서도 입과 코, 턱 주변, 눈 주위나 귀 밑, 이마 부위에 탈모가 생겼다면 음식 알레르기를 의심할 수 있습니다.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단백질이 체내로 들어와 피부에 가려움증을 유발하고, 고양이가 심하게 긁다가 탈모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이와 동시에 털이 얇아져 쉽게 끊어지거나 재채기,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집먼지 진드기가 많은 환경이나, 고양이가 쉬는 장소의 깔개나 바닥 재질에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버 그루밍 (과도한 그루밍)

고양이는 원래 하루에 2~4시간 정도 그루밍을 합니다. 혀로 몸을 핥으며 청결을 유지하는 것은 고양이에게 매우 중요한 행위입니다. 하지만 그루밍 빈도가 너무 잦거나, 한 부위에만 지속적으로 그루밍을 하는 것을 오버 그루밍이라고 합니다.

오버 그루밍을 하는 가장 흔한 원인은 피부가 가렵기 때문입니다. 아토피성 피부염과 같은 알레르기성 질환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심리적으로 불안하거나 스트레스가 많은 고양이도 오버 그루밍을 심하게 하면서 탈모와 피부염이 생기기도 합니다. 피부 가려움증, 외상, 질환, 통증, 스트레스 등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편입니다.

자외선 노출

고양이는 햇볕을 쬐면서 체온과 에너지를 유지하려는 습성이 있어 양지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자외선에 너무 오랜 시간 노출되면 사람처럼 일광화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피부가 손상되면서 탈모를 유발할 수 있는 것이죠.

전신 질환

갑상선 질환이나 악성종양에서 탈모가 두드러지는 편입니다. 특히 7세 이상 고양이가 피부에 발적이나 염증이 전혀 없으면서 대칭성 탈모가 일어나고 피부가 얇아지는 경우에는 호르몬성 질환을 확인해야 합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호르몬 불균형 상태가 지속되기 때문에 모낭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병원에 가야 하는 신호
ㆍ특정 부위에만 집중적으로 털이 빠진다.
ㆍ털이 빠진 곳에서 더 이상 털이 자라지 않는다.
ㆍ피부가 붉어지거나 각질, 딱지가 생긴다.
ㆍ비듬이 자주 생긴다.
ㆍ고양이가 특정 부위를 심하게 긁거나 핥는다.
ㆍ식욕이 떨어지거나 구토, 설사를 동반한다.

빗질이 정답입니다 (진심입니다..)

고양이 털빠짐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날리는 털을 줄이는 유일하면서도 가장 확실한 방법은 빗질입니다. 죽은 털을 미리 제거해주면 집 안에 날리는 털을 눈에 띄게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고양이가 그루밍을 하면서 삼키는 털의 양도 줄어 헤어볼을 토하는 빈도도 줄일 수 있습니다.

얼마나 자주 해야 할까요?

장모종은 매일, 단모종은 일주일에 최소한 한 번 이상, 이상적으로는 3~4회 정도 빗질을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봄과 가을 털갈이 시기에는 털 길이에 관계없이 매일 빗겨주는 것을 권장합니다. 사람의 머리카락도 하루 이틀 빗지 않으면 꽤 많은 양이 빠지듯, 고양이 털도 마찬가지입니다.

올바른 빗질 방법

고양이가 좋아하는 부위에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갑자기 배나 꼬리 같은 민감한 곳을 빗질하면 고양이가 놀라거나 경계할 수 있습니다. 이마, 볼, 턱, 목 주변에서 시작해서 적응이 되면 차츰 등, 배, 꼬리로 이동하세요.

빗질 방향은 털이 난 방향대로 해야 합니다. 머리에서 등을 따라 꼬리로, 목에서 가슴으로 진행합니다. 순서는 목에서 엉덩이, 등에서 배, 얼굴 순으로 빗겨주는 것이 좋습니다. 얼굴이나 생식기 주변부는 예민한 부위니 조심해서 빗어야 합니다.

장모종의 경우 털이 자라는 역방향으로 모근부터 꼼꼼히 빗질하면서 엉킨 털을 먼저 풀어주세요. 한 번에 쭉 빗질하려고 하지 말고 꼬리 위부터 머리까지 구역을 나눠 빗질하는 것이 좋습니다. 옆구리 부분은 고양이가 싫어할 수 있기 때문에 고양이를 옆으로 눕히거나 뒤에서 안은 후 빗질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목과 배 쪽 털이 자주 뭉치므로 이 부분은 특별히 더 신경 써야 합니다.

단모종은 실리콘 브러시를 활용해 머리부터 꼬리 앞쪽까지 털이 난 방향대로 쓸어주며 각질과 죽은 털을 솎아내 주면 됩니다.

빗의 종류

털 길이에 따라 사용하는 빗이 달라집니다. 장모종은 작은 철핀이 촘촘히 박혀 있는 슬리커 브러시를 사용하고, 단모종은 러버(고무) 브러시를 사용합니다. 빗질을 싫어하는 고양이라면 장갑형 브러시나 실리콘형 등 부드러운 제품을 시도해보세요. 고양이에게 가장 적합한 빗을 찾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 빗질의 숨은 효과
빗질은 단순히 털을 제거하는 것이 아닙니다. 혈액 순환을 돕고, 모질을 윤기나게 만들며, 고양이와의 유대감을 높이는 스킨십입니다. 또한 빗질을 하면서 피부 상태를 살필 수 있어 탈모, 피부염, 진드기, 벼룩 등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습니다.

빗질 외에 할 수 있는 것들

영양 관리

털갈이 시기에는 균형 잡힌 식단과 영양 섭취가 더욱 중요합니다. 피모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양질의 단백질과 불포화 지방산, 항산화제 등이 풍부한 사료를 급여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메가3나 테라코트와 같은 영양제가 고양이의 털빠짐 양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것은 보조제에 해당되므로, 해당 영양소가 많이 함유된 양질의 사료를 먹이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고양이 털빠짐이 심하다면 혹시 영양섭취에 문제가 있지는 않은지 한번 체크해 볼 만 합니다.

습도 조절

고양이는 집안 환경에 예민한 편이므로 실내 습도를 적정 수준으로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 실내가 많이 건조하면 고양이 털빠짐이 일시적으로 증가할 수 있습니다. 건조함이 심한 계절에는 털빠짐이 많을 뿐더러 각질 등 비듬도 많이 생깁니다. 정전기가 일어나는 건조한 계절에는 가습기를 틀고 생활하거나, 정전기 방지 미스트를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청소

날리는 털을 없애는 특별한 방법은 안타깝게도 없습니다. 그나마 방법이라면 빗질과 청소를 자주 하는 것뿐입니다. 청소기는 매일 돌리고, 테이프 클리너를 곁에 두고 수시로 털을 제거하며, 세탁 시에는 세탁 양을 줄여 털이 떨어져 나가게끔 합니다. 패브릭 소파나 쿠션에는 정전기 롤러나 테이프형 클리너를 사용하고, 침구는 주 1회 이상 세탁하는 것이 좋습니다.

목욕은 신중하게

목욕으로 털빠짐을 줄일 수는 있지만, 고양이가 목욕을 싫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방법은 어려울 수 있습니다. 고양이는 스스로 그루밍을 잘하기 때문에 과도한 목욕은 오히려 털빠짐을 심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물티슈나 털 전용 클렌징폼으로 닦아주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 관리

스트레스는 그 자체로 심각한 탈모를 유발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강박장애로 인한 탈모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고양이가 스트레스를 받는 원인을 찾아 스트레스 해소에 힘써야 합니다. 적절하게 스킨십하고, 놀아주기나 마사지와 같은 활동은 스트레스를 해소하여 고양이 털빠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반드시 동물병원으로!

탈모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품종, 건강이나 질병 상태, 영양 상태, 환경, 다른 동물이나 사람과의 접촉 여부를 면밀하게 살펴야 원인 치료를 할 수 있습니다. 탈모와 함께 다른 증상이 있는지 먼저 확인해보는 것이 원인을 찾는 데 도움이 됩니다.

증상 의심 질환
피부에 발적, 각질, 딱지가 있다 피부 질환 (링웜, 외부기생충)
특정 부위를 심하게 긁거나 핥는다 알레르기, 오버 그루밍
얼굴 (입, 코, 턱, 눈 주위, 귀 밑) 탈모 음식 알레르기
7세 이상, 대칭성 탈모, 피부 얇아짐 호르몬성 질환 (갑상선)
1세 이하, 대칭성 탈모, 염증 없음 선천성 유전적 탈모
재채기, 구토, 설사를 동반 알레르기

탈모의 증상이 시작됐다면 초기에 진료를 받고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링웜처럼 전염성이 높은 질환은 수주에서 수개월의 치료 기간이 필요할 수 있으며, 방치하면 같이 생활하는 다른 동물이나 사람에게까지 전염될 수 있습니다.

털빠짐 자체는 고양이의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이지만, 그 안에서도 우리가 주의 깊게 봐야 할 신호들이 있습니다. 특정 부위에만 집중적으로 털이 빠진다거나, 피부에 이상이 생긴다거나,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인다면 그것은 단순한 털빠짐이 아닐 수 있습니다.

매일 빗질을 하면서 우리 냥이의 상태를 살피고, 이상한 점이 보이면 주저하지 말고 동물병원에 가는 것이 최선입니다^^ 모두들 털과의 전쟁에서 지혜롭게 살아남으시고, 우리 냥님들의 건강도 함께 지켜나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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